리기산, 가장 고요한 알프스

리기산, 가장 고요한 알프스



완만하게 펼쳐진 알프스의 품과 루체른 호수의 풍경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머물렀던 리기산의 하루입니다.


고르너그라트로 올라가는 등반열차는 둥글게 완만하게 올라갔는데 의외로 리기산으로 올라가는 열차는 직선으로 계속 올라갔다. 프라하에서 빼뜨르진 전망대를 올라갈 때처럼 쭉 계속 올라갔다.

그래서 등반열차가 못 올라갈까 봐 혼자 힘을 다 주고 무게를 보탰더니 온몸이 힘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경치만 보고 있는데 참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었다.

올라갈수록 펼쳐지는 알프스의 능선들과 목가적인 풍경들은 마태호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완만한 알프스의 봉우리들이 넓게 펼쳐져 끊임없이 우리에게 그 품을 내어 주었다.

중간중간에 정말 하이디가 살았을 법한 통나무 오두막집들이 곳곳에 있어 막 하이디가 뛰어나와 손을 흔들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아 알프스! 며칠만 이곳에 머물고 싶다. 날마다 이 산에 올라오고 싶다.

루체른 호수를 둘러 싼 알프스를 계속 보여 주며 등반열차는 드디어 종점에 다다랐다.

리기산! 왜 산의 여왕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마태호른처럼 웅장한 절경을 자랑하지 않지만 완만하게 펼쳐져 고른 능선과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빙 둘러싸고 있는 리기산 이 대자연 앞에서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사진 찍기도 잠시 멈추고 난 앉아서 끝없이 펼쳐진 알프스의 봉우리들을 바라보았다.

이 거대한 산 앞에서 아무 생각 없이 다만 숨 쉬고 바라보며 이 자연과 하나 되길 원한다. 나를 지으신 하나님 이 우주를 만드신 그분을 생각한다.

스위스여행이 다가올 무렵 중국 발 신종코로나 소식이 뉴스에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확진자가 없어 중국 후베이성 여행을 가면 안 된다고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여행 시작이 가까워질 무렵 우리나라도 첫 확진자가 생겨 조금씩 긴장이 감돌아 평소 잘 먹지도 않는 건강식품까지 먹어 가며 아프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스위스가 어지간히 오고 싶긴 했나 보다.

다른 때 유럽을 올 때면 잠깐 이웃집 오듯이 오가고 했는데 이번 스위스여행은 비행기를 타기까지 또 프랑크푸르크공항 입국이 통과될 때까지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첫날 도착한 날은 약간의 몸살기가 있어서 언니가 가져온 홍삼까지 얻어먹으며 몸을 달랬다.

다행히 자고 일어나니 다시 팔팔해져서 다음 날부터 씩씩하게 여행지를 돌아다녔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알프스를 원 없이 보고 지금 알프스의 품 안에 앉아 있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겨울이 아니라면 이 산은 또 어떤 풍경일까?

높지 않고 아기자기한 이 산은 꽃피는 봄에 와도 좋을 것 같다. 푸르름이 가득한 알프스를 또 보고 싶다.

멀리 보이는 스위스의 작은 마을들엔 이미 봄이 오고 있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골짜기마다 어김없이 호수와 마을이 있다.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이곳에 와서 본 스위스의 아이들은 너무 예쁘고 인형 같았다.

.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예쁘기보다 자연을 닮은 모습들이었다.

그렇게 꾸미지 않고 주름도 민낯도 그대로 보이며 길가 카페에 앉아 포도주나 차를 마시는 사람들….

리기산에서 알프스의 봉우리들을 보며 시간을 보낸 우리는 등반열차를 다시 타기 전 전망대 카페에 자연스레 다 같이 모였다.

체르마트에서 산 초콜릿을 여기에서 먹었다. 시형이네랑 프린세스 가족과 몇몇 가까이에 계시던 분들과 6프랑 주고 산 초콜릿을 다 같이 나누어 먹었다.

알프스의 전망대에서 먹는 초콜릿은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초콜릿 포장지 하나하나마다 그려져 있는 알프스의 봉우리를 보며 초콜릿 한 봉지로 따뜻한 시간을 가진 우리는 드디어 내려가는 등반열차에 올라탔다.

내려가는 여정은 중간역에 내려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간다고 했다.

난 케이블카 타는 게 좀 무서워 그대로 등반열차를 타고 가고 싶었지만 가이드는 이번 패키지여행 분들은 정말 날씨의 요정이 있는지 등반열차와 케이블카를 다 타고 너무나 선명한 리기산 정상도 다 보았으니 아마 사 대가 덕을 쌓고 오신 게 틀림없다며 우릴 케이블카로 등 떠밀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며 바라보는 풍경은 압도적이었다.

케이블카가 붕 올라갔다가 갑자기 하강하기를 두 번 하면서 비명과 함성 소리가 동시에 울려 나왔다.

난 눈을 감고 함성소리가 끝날 때까지 손을 꼭 모으고 있다가 살짝 실눈을 떠서 사방을 바라보았다.

아! 한쪽으론 알프스가 또 이편으론 스위스의 목가적인 마을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병풍처럼 호숫가를 둘러싸고 있는 알프스와 호수 건너편에 펼쳐져 있는 구릉지대와 마을들… 이걸 타지 않았으면 결코 볼 수 없는 풍경들….

그래도 아마 혼자 와서 케이블카를 타라고 했으면 타지 않았을 것 같다.

여럿이 같이 타니까 덩달아 타서 그 풍경을 오롯이 보고 왔다.

그래도 케이블카가 움직이는 동안 얼마나 긴장이 되는지 다 내려 왔을 땐 다리가 풀려 휘청휘청했다.

산에서 내려오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와 있다.

언제 또 다시 이 알프스를 와 보나 아쉬움 마음에 자꾸만 뒤돌아보게 된다.

멀리 마을들엔 한 집 두 집 불이 켜지고 밤하늘엔 어느새 반짝 반짝 작은 별들이 눈 덮인 알프스를 밝혀 주고 있다.



작가노트 

리기산은 마태호른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날카롭고 웅장한 봉우리 대신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과 호수, 작은 마을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풍경 앞에서는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기록하려는 마음보다, 그저 가만히 앉아 숨 쉬고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여행에서 만나는 자연은 때로 말보다 깊은 위로를 건넵니다.

두려워하던 케이블카에 올라타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풍경도 있었습니다. 용기는 거창한 결심보다, 함께하는 사람들 곁에서 한 발 내딛는 일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터호른과는 다른 알프스

알프스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높고 날카로운 설산을 떠올립니다.

나 역시 마터호른을 만나기 전까지 알프스는 그런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봉우리와 끝없이 이어지는 설산, 사람을 압도하는 거대한 자연이 내가 상상했던 알프스였습니다.

그러나 리기산(Rigi)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산은 부드럽게 이어졌고 그 아래에는 호수와 작은 마을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산과 물과 마을이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풍경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마터호른 앞에서는 자연의 거대함에 압도되어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면, 리기산에서는 오히려 자연이 나를 조용히 품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같은 알프스인데도 산마다 사람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산들의 여왕, 리기

리기산은 루체른 호수와 추크 호수 사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흔히 ‘산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리기는 오래전부터 아름다운 전망으로 많은 여행자의 사랑을 받아 온 곳입니다.

산악열차를 이용해 비교적 편안하게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고, 올라가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여행의 일부가 됩니다.

하지만 리기산의 아름다움은 정상에 도착해야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서 바라보는 작은 집과 목초지, 멀어졌다 다시 나타나는 호수, 산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길까지 모두가 리기산이 보여 주는 풍경이었습니다.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천천히 올라갈수록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는 산이었습니다.


두려워하던 케이블카 앞에서

사실 나는 높은 곳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발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케이블카를 타는 일은 여행의 즐거움보다 두려움이 먼저 앞서는 일이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케이블카 앞에 서면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굳이 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행에서는 이런 순간을 종종 만납니다.

가 보고 싶지만 두렵고, 해 보고 싶지만 망설여지는 순간입니다.

혼자였다면 아마 돌아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케이블카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조심스럽게 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이 닫히고 케이블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역시 마음은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두려움보다 창밖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두려움 너머에 있던 풍경

케이블카가 높이 올라갈수록 세상은 조금씩 작아졌습니다.

아래에 있던 집들은 작은 모형처럼 보였고, 길은 가느다란 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 호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산 사이로 펼쳐진 푸른 물과 작은 마을, 멀리 겹겹이 이어지는 산의 능선을 바라보는 순간 조금 전까지 케이블카를 무서워했던 마음을 잠시 잊었습니다.

만약 두려움 때문에 올라타지 않았다면 이 풍경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생각을 하니 여행에서 만나는 작은 두려움도 때로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려움이 없어져야 앞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두려운 마음을 그대로 안고도 한 발 내디딜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알게 되었습니다.

용기란 어쩌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우면서도 가 보고 싶은 곳을 향해 조금 움직여 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였기에 내디딜 수 있었던 한 걸음

돌이켜 보면 여행에서 혼자였다면 하지 못했을 일이 많았습니다.

낯선 길을 가고, 높은 산에 오르고, 두려워하던 케이블카에 올라탈 수 있었던 것도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특별한 말을 해 주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먼저 한 발을 내딛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삶에서도 그런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너무 크게 보이는 일이 누군가와 함께하면 조금 작아지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나를 대신해 두려움을 없애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 걸음을 내디딜 힘을 얻습니다.

그래서 리기산에서 기억하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만이 아닙니다.

그 풍경까지 나를 데려다준 사람들의 존재도 함께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았던 시간

높은 곳에 도착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은 조용해졌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도, 무엇인가를 자세히 기억해야겠다는 마음도 잠시 내려놓았습니다.

그저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산 아래 펼쳐진 호수와 작은 마을,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여행을 떠나면 우리는 무엇인가를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장소에 가야 하고, 사진을 찍어야 하고,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리기산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만히 앉아 숨을 쉬고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자연이 건네는 말 없는 위로

살다 보면 누군가의 위로조차 부담스러운 날이 있습니다.

괜찮다는 말도, 힘내라는 말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자연은 아무것도 묻지 않습니다.

왜 힘든지 설명하라고 하지도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산은 그저 그 자리에 있고, 호수는 조용히 물결을 만들고, 바람은 왔다가 지나갑니다.

그런데 그 말 없는 풍경 앞에서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질 때가 있습니다.

리기산에서 내가 받은 위로도 그런 것이었습니다.

무엇인가를 해결해 준 것도 아니고 특별한 답을 얻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잠시 멈추어 있었을 뿐인데 마음 한쪽에 여백이 생겼습니다.

여행에서 만나는 자연은 때로 사람의 말보다 더 깊은 위로를 건넨다는 것을 그곳에서 다시 느꼈습니다.


가장 고요한 알프스

마터호른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 거대한 봉우리 앞에서 느꼈던 경외감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기산을 떠올릴 때의 마음은 조금 다릅니다.

가슴이 뛰기보다 마음이 잔잔해집니다.

호수와 산, 작은 마을들이 어우러져 있던 풍경과 그 앞에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어쩌면 그래서 내게 리기산은 가장 고요한 알프스로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알프스의 모든 산이 같은 노래를 들려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터호른이 장엄하고 웅장한 악장이라면, 리기산은 음악과 음악 사이에 오래 머무는 조용한 선율 같았습니다.

크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오래 마음에 남는 음악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날 나는 작은 것도 하나 배웠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멈춰 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풍경이 세상에는 있다는 것을.

용기는 언제나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두려운 마음을 가진 채 누군가의 곁에서 조심스럽게 한 발을 내딛는 것.

그 작은 한 걸음 너머에서 때로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리기산은 그렇게 제게 알프스의 고요함과 함께 작은 용기의 의미를 들려주었습니다.

리기산은 마태호른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날카롭고 웅장한 봉우리 대신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과 호수, 작은 마을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풍경 앞에서는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기록하려는 마음보다, 그저 가만히 앉아 숨 쉬고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여행에서 만나는 자연은 때로 말보다 깊은 위로를 건넵니다.

두려워하던 케이블카에 올라타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풍경도 있었습니다. 용기는 거창한 결심보다, 함께하는 사람들 곁에서 한 발 내딛는 일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Book Quote

“이 거대한 산 앞에서 아무 생각 없이 다만 숨 쉬고 바라보며 이 자연과 하나 되길 원한다.”




여행자를 위한 리기산 안내

스위스 중부에 자리한 리기산(Rigi)은 루체른 여행에서 함께 찾아가기 좋은 대표적인 산이다. 루체른 호수와 추크 호수 사이에 자리한 리기산은 오래전부터 아름다운 전망으로 사랑받아 왔으며 ‘산들의 여왕(Queen of the Mountains)’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리기산의 매력은 험준한 고봉을 정복하는 데 있기보다 편안하게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 알프스와 호수, 스위스의 작은 마을들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천천히 바라보는 데 있다.

정상인 리기 쿨름(Rigi Kulm)에 오르면 날씨가 맑은 날에는 알프스의 설산과 스위스 중부의 여러 호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높은 산과 푸른 호수, 그 사이에 자리한 작은 마을들이 겹겹이 이어지며 우리가 마음속으로 그려 왔던 스위스다운 풍경을 보여 준다.


유럽 최초의 산악철도가 달린 산

리기산은 아름다운 자연뿐 아니라 철도 역사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871년 5월 21일 비츠나우(Vitznau)에서 리기 슈타펠회헤(Rigi Staffelhöhe)까지 유럽 최초의 산악철도가 운행을 시작했다. 이후 철도 노선이 확장되면서 오늘날에는 산을 힘들게 등반하지 않아도 톱니바퀴 산악열차를 이용해 리기 쿨름까지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다.

천천히 산을 오르는 열차의 창밖으로 루체른 호수와 목초지, 작은 마을과 알프스의 산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큼이나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리기산 여행의 중요한 추억이 된다.


리기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풍경

1. 리기 쿨름 · Rigi Kulm
해발 약 1,800m에 자리한 리기산의 정상이다. 정상에 서면 알프스 산맥과 호수들이 어우러진 넓은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마터호른과 고르너그라트가 웅장하고 압도적인 고산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었다면, 리기산에서는 조금 더 부드럽고 목가적인 스위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2. 리기 칼트바트 · Rigi Kaltbad
리기산 중턱에 자리한 작은 산악마을이다. 산책과 휴식을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며, 오래전부터 온천으로도 알려져 있다.

3. 켄첼리 전망대 · Känzeli
리기 칼트바트에서 산책하며 찾아가기 좋은 전망 포인트다. 높은 곳에서 루체른 호수와 주변 산들을 바라볼 수 있어 리기산의 여유로운 풍경을 즐기기에 좋다.

4. 리기산 산악열차
리기산에서는 정상의 풍경만큼이나 산악열차 여행 자체를 즐겨볼 만하다. 비츠나우 또는 아르트-골다우에서 톱니바퀴 열차를 이용해 리기 쿨름까지 올라갈 수 있다.

특히 루체른에서 출발한다면 배를 타고 루체른 호수를 건너 비츠나우로 이동한 뒤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산에 오르는 여정도 아름답다. 호수 여행과 산악열차 여행을 하루에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기산 정상에서 맛보는 스위스의 한 끼

Rigi Kulm-Hotel

리기 쿨름 정상에 자리한 산악호텔의 레스토랑이다. 산악열차에서 내려 정상의 풍경을 둘러본 뒤 따뜻한 식사를 하며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스위스 전통음식과 계절에 따른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특히 알프스식 마카로니인 엘플러마그로넨(Älplermagronen) 같은 산악지역 음식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넓은 파노라마 테라스에서는 알프스와 주변 산들의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높은 산 위에서 따뜻한 음식 한 접시를 앞에 두고 스위스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여행의 기억이 된다.

주소 : Kulm 7, 6410 Rigi Kulm, Switzerland


리기산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Rigi Bistro

리기산 여행에서는 유명한 도시의 카페를 찾아가는 것과는 조금 다른 즐거움이 있다. 산악열차를 타고 높은 곳까지 올라온 뒤 따뜻한 커피나 음료 한 잔을 손에 들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 자체가 특별하다.

리기 쿨름 주변을 둘러본 뒤 가볍게 쉬면서 음료를 즐기고 싶다면 Rigi Bistro를 이용할 수 있다.

산 아래로 펼쳐지는 호수와 작은 마을, 멀리 이어지는 알프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여행의 속도를 잠시 늦추어 준다.

마터호른 앞에서 마셨던 커피가 웅장한 알프스의 기억으로 남는다면, 리기산에서의 커피는 조금 더 평화롭고 따뜻한 스위스의 풍경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리기산 여행 TIP

루체른에서 리기산을 여행할 때는 루체른에서 배를 타고 비츠나우까지 이동한 뒤 톱니바퀴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 쿨름으로 올라가는 방법이 특히 아름답다.

또 다른 방법은 아르트-골다우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 쿨름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여행 일정과 숙소 위치에 따라 이동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산 정상은 루체른 시내보다 기온이 낮고 날씨가 빠르게 변할 수 있다. 여름에도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고 겨울에는 충분한 방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리기산에서는 정상만 보고 서둘러 내려오기보다 산악열차와 호수, 산책길과 전망을 함께 천천히 즐겨보자. 리기산의 아름다움은 거대한 산 하나보다 그 산 아래 펼쳐지는 스위스의 평화로운 풍경 전체에 있기 때문이다.


다음 이야기

다음 편에서는 리기산을 내려와 호텔에서 맞은 스위스의 저녁과, 여행길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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